'감사합니다'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08.05.30 c2cm 마지막 날. (14)
  2. 2008.05.23 새벽잡담 (4)
  3. 2008.05.15 스승의 날 떠오르는 '선생님' (14)

 

 받아둔 날은 이렇듯 빨리 다가오는군요.
 어제는 예전에 친했던 카피라이터 동기가 스페셜 참치회를 쏘셨습니다. +_+
 감격, 또 감격의 순간이었죠.
 이런저런 얘기를 주거니 받거니 하다가 우린 결국 노래방으로 향했습니다.
 투잡으로 주말엔 밴드 공연을 하는 친구인데 기타리스트라 그런지 역시 노래실력은
 별로군요. ㅋ

 새벽 2시쯤에야 집에 들어왔습니다.
 그리고 잠에서 깨어나니...역시나 10시입니다. ^^
 슬슬 집밖으로 나왔는데 황사로 인해 하늘 색깔이 영 우울합니다.
 괜시리 울적해진 마음에 걷기 시작했습니다.
 30분 쯤인가 걷고있을 때쯤 회사 막내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어디에요? 나 김밥싸왔는데..."
 "아..이제 집에서 나왔어. 지금 갈게. 과일 뭐먹고싶어? 가는 길에 사갈게;;;"

  한달쯤 전부터 저는 막내 양초딩에게 김밥을 강요했습니다.
  사연인 즉슨, 김밥천국에 관한 얘기를 하다 예전에 알바한 적이 있다는 양초딩의
  충격 발언이 시발점이 된겁니다.
  오냐..그럼 어디 증명해봐라, 실력발휘해서 당장 김밥싸와라...등등...;;

  어린 녀석이, 조그만 녀석이 얼마나 손이 큰 지 도시락만 싸면 머슴밥을 싸질 않나,
  김밥도 무려 20줄 가까이 싸왔습니다. 그려.
  참치김밥, 치즈김밥, 김치김밥.
  맛나게 먹으려고 하는데 김밥이 목에 메입니다.
  김밥이 가슴에 메입니다...



  더욱 열심히 살겠습니다.
  멋진 모습으로 다시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Posted by silverline




요 며칠간 그동안의 굶주린 잠을 모두 채우기로 작심한건지
몇 시에 집에 오건 바로 잠이 들어 깨지 않고 아침에야 눈을 떴습니다.
오늘도 9시가 되기전 잠이 들었고 조금전에야 겨우 일어났네요.

컴터를 키고 네이트온에 접속하고 무얼 할까...가만히 앉아 있는데
회사 협력업체쪽 분이 말을 거시네요.
이런 늦은 밤엔 보통 접속한 게 보여도 말을 안걸지만 오늘은 얘기하고 싶다구요.
저의 퇴사 소식을 들으셔서 마지막 인사를 해두고 싶으시다구요.
지금까지의 인사,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 짧게나마 대화를 나눴습니다.

사람의 관계라는 건 시작하는 것도 어렵지만 마무리하는 부분이 상당히 어렵습니다.
뭐...인연이 닿으면 일하다 언제 어디에서 만날지도 모르거니와,
마지막이라고 닫아두기엔 언제건 만날 수도 있고,
그렇다고 그저 열어두기엔 마지막임을 서로가 알기 때문이겠죠.

요즘엔 생각, 판단 모든 것을 미뤄두고 있습니다.
생각하기 시작하면 너무 혼란스러울 것 같거든요.
그래서 잠만 자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지금의 회사에서 일 이상의 것들을 많이 배웠습니다.
뭐..제안철만 다가오면 밤새는건 허다하고,
피곤함에 쩔어 답안나오는 끝없는 아이디어 회의 중에도 단 한번의 다툼이 없었습니다.
피곤한만큼 상대방의 피로를 더 배려해주었기 때문이겠죠.
물론 저는 그 배려를 받기만 한 사람이구요.;;;

결국, 어떤 일이건 사람이 하는 것인지라
일만큼 중요한 것이 사람사이의 관계입니다.
이 관계의 적절한 조율이라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가는 말할 필요도 없을 거구요.

관계에서 보면 크게 '말을 하고싶은 사람'과 '말을 들어주는 사람'이 있습니다.
때론 들어주는 사람으로서, 때론 말을 하는 사람으로서 존재하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어떤 사람은 늘 하고싶은 말을 통해 알아주기만을,
어떤 사람은 늘 말없이 들어주기만 합니다.

적절하게 표현할 줄도 알아야겠지만,
더 중요한 건, 상대방이 원할 때 들어줄줄 아는 배려.
그리고 별거 아닙니다만, 말을 할 때 그 사람이 원하는 작은 칭찬 혹은 위로 한 마디가
삐걱거리며 살아가는 우리 삶의 윤활유가 되는게 아닐런지요...


마지막이라 생각하면 많은 추억들과 별 감상적인 생각이 다 들지만,
지금 회사에서 함께 일하는 인연은 마지막이어도,
인생에서 인연의 끈은 마지막이 아니기에,

"じゃ,ではまた..."    (그럼,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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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ilverline




 


스승의 날이 되면 가슴 한 켠이 못내 찜찜해진다.

처음으로 스승이라 느꼈고 4 년 전엔가 한번 뵌 뒤론 찾아 뵙지도, 연락을 드리지도 못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중고교시절 별 생각없이 하루하루를 보냈었다.

집에서도 그닥 공부를 강요하지 않았고, 나 또한 그닥 취미도 없었던 지라 수업시간엔 읽고 싶은 책만 펴놓고 읽다가 수업이 끝나면 집으로 오곤 했었다. 때로는 선생님 눈에 거슬려
복도에서 벌도 서고, 때리면 맞고, 그럼에도 고쳐지지 않고 꾸준히 수업을 안 들은거 보면
어지간히 싫었나 보다.


고등학교에 올라와서는 더욱 심해졌다.

1학년 때부터 날마다 야간자율학습에, 방학 때도 보충수업, 때론 주말이나 휴일에도 나와서 문제지랑 씨름을 해야 하니 원체 하고 싶은 것만 하고 살던 나로서는 도저히 견뎌내기가
힘들었던 것이다.

 

야자는 도망가고, 보충수업은 한번도 안나가고 눈떠서 학교가기 싫은 날은 누가 와도 꼼짝
않고 드러누워 버리니

 

학교가 싫었다. 학교를 자퇴하고 검정고시 보겠다고 그렇게 애원했지만 부모님과 선생님은 나중을 위해 안된다며 극구 말리고, 달래고 했던 것 같다.

 

10년전 3이 되어 그 분을 담임으로 만나게 되었다.

썩을대로 썩은 사립여고 선생님들에 대한 불신으로 가득차 있었던 때라 누가 담임이건 상관없었다. 매일같이 시간이 빨리 지나 졸업하고 이 곳을 떠나 다시는 돌아보지 않으리라고 마음 먹었기 때문이다.


새 학기가 되고 며칠인가 지났을 때 조용히 내 자리로 오셔서 씨익~웃으신다.

니가 000? 얘기 많~이 들었다. 올 한해는 조용히 공부하자~”

아띠뜬금없이 열받는다. 비웃는 듯한 저 미소도 거슬리거니와 건들건들한 말투와 걸음걸이, 죽도를 어깨에 메고 다니며 남고(이사장이 같은 관계로 자매학교?쯤 되는..--;)에서만
있다가 여고는 처음 왔기에 힘 조절이 안될지도 모르겠다고 빈정대는 말 등 모든 것이
익숙치 않던 터라 거슬렸고 반 급우들은 모두 그 분을 두려워했었다. (초반뿐이었지만;;)

처음에 기선제압의 필요성을 느끼셨는지 1주일쯤 지났을 때 선방을 날리셨다.

아침 자율학습시간에 나도 모르게 꾸벅꾸벅 졸고 있었던 것이다.

뒷문으로 슬며시 들어와서 맨 뒤에 앉아 졸고있는 나의 머리위로 죽도가 강타했다.

~!”

~!”

아픔보다 먼저 밀려오는 분노~ 뒤에서 몰래 공격하는 건 비겁한 반칙이 아니던가….--;

그날 이후 나와 그분의 본격적인 신경전이 시작됐고 때려도, 때려도맞아도 맞아도

수업은 안듣고 야자는 빼먹고 청소시간엔 옥상가서 자버리는 그런 날들이 반복됐다.

그럴 때마다 늘상 죽도로 어깨를 두드리며 나를 찾아 다니셨다. 늘 웃으시며

복도에서 나의 친구들이라도 마주치면 우리반 000 지금 어디서 뭐하고 있니~?”라고 묻기도.

 

한 번은 6 6일 현충일 국가 공식 공휴일에 학교에 나와 아침부터 밤까지 자율학습을 하게 되었다.햇볕이 쨍쨍한 휴일에 시원한 독서실에 앉아 주스라도 먹으며 공부하는 척 쉬고
싶지, 학교에 나와 하루 종일 앉아 있는다는 건 곤욕이었다.

 

그 당시 전국을 강타했던 영화 여고괴담 1~!

영화도 보고 싶지만 휴일에 교실에 남아 땀만 뻘뻘 흘리며 시간 때우는 것이 싫다.

자자이쯤되면 여고괴담을 보러 가겠다는 작심은 섰는데문제는 한 시간에 한번쯤 돌아다니는 감독관의 눈을 피해야 하고, 혼자 움직였다간 내일 꼼짝없이 당할 테니 급우들을 꼬드겨서 함께 나가야 할 테다. 올커니.

얘들아여고괴담 개봉했다던데안보고 싶나?”

웅성웅성…”보고싶지~ 그래도 어떻해...”

어떻하긴다같이 나가면 되지. 혼자 나가면 반역이지만 다같이 나가면 혁명이 되는거야!
이렇게 더운 공휴일에 하루종일 고문하는 것도 아니고 나가서 여고괴담 보자~!”

2,3시경 한창 늘어지고 더운 탓에 반친구들은 술렁이기 시작했고 20명 조금 넘게 교실을 박차고 나왔다.


그날 내가 봤던 여고괴담은 세상에서 가장 재밌게 본 영화 중 하나일거다. 영화도
재밌었지만 그 쾌감이란 이루 말로 할 수 없었으므로

그리고 다음날.

아침조례 후 웃으시며 따라오라고 하셨다.

일단 이번엔 친구들까지 선동했으니 죄가 크다고 하시며 몇 대가 좋을까나한테 묻기도 하고 나름 고민하셨다. --;;

10대가 좋겠다! 라고 하시더니 10대를 때리셨다. 그리고 1교시 수업을 빼먹고 선생님과 야외 매점 벤치에 앉아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다.


널 보면 참 재밌기도 하고 어렸을 때 내 생각도 많이 나어렸을 때 집이 그리 넉넉하지도 못했고 워낙 반발심이 강해서 학교에 적응을 못했었거든. 그랬더니 고3 때 담임이 부모님께 부탁해서 나를 1년간 자신의 집에서 등하교 시키겠다고 하지 뭐야. 그래서 꼼짝없이 그 집에서 생활을 하는데사모님이 내 도시락을 싸주시고 선생님과 하루 24시간을 붙어서 감시하는 생활을 했어. 처음엔 미치겠더라구. 빠져나갈 방법이 없나 궁리만 했었지. 어느날 저녁을 먹고 얘기를 나누는데가고 싶은 대학이 있냐고 묻길래 그런거 없다, 대학 안 갈거라고 대답했더니 나중에미래의 자식에 대해 생각해보라고 하셨어. 아무런 생각이나 대책없이 대학도, 진로도 정하지 않은 채 보낸 지금이 미래의 자식에게 미칠 영향에 대해서 말이지. 그날 밤 곰곰히 생각하니 정신이 번쩍 들더라. 그리고 남은 반년을 열심히 공부해서 대학에 갔고 지금의 내가 된거지..”

 

얘기를 듣다 나도 곰곰이 생각에 빠져들었다.

지금이 아닌 미래의 자식에게 내가 해줄 수 있는건 뭘까? 내 자녀가 지금 나의 시기를 겪게
될 때 나는 뭐라고 해줄 수 있을까…란 생각이 들면서 정신이 좀 들었고 무엇보다 선생님
자신의 솔직한 과거얘기를 해주셨다는 부분에서 감동을 받았다.그 뒤론 좀 잠잠하게 졸업
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다.


시간이 지나…4년 전, 선생님을 찾아갔다. 너무도 반가워해 주셔서 고맙고 또 감사했다.

밥을 먹고 술을 마셨다. 그리고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예전 학교다닐 때 해주셨던 말씀 덕에 지금도 한번씩 그 얘기를 떠올리며 정신차리곤 한다..고 멋쩍어하며 말했더니,


선생님은 전혀 모르시는 눈치다자세히 설명해 드렸더니 선생님이 그러신다.

그거 뻥이야. 니가 정신을 못차리길래 정신차리라고 지어낸거야. 하하하

 

푸하하


속았다...

 

선생님의 선의의 거짓말은 효과 만점이었다. 그 얘기를 듣기 전까지 떠올릴 때마다 뭉클하곤 했으니 말이다. 근간, 전화기를 몇 번 교체하면서 선생님의 전화번호가 사라져버렸다. 학교에 전화해서 물어봐도 될텐데 괜히 용기가 안난다. 6월에 내려가서 조용히 찾아 뵈어야겠다.

 

나에게 처음으로 같은 눈높이로 다가와 말을 걸어줬던 선생님.

잘 계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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