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에 몸을 실고서 목적지를 얘기한 후 창밖으로 고개를 돌렸다.
 얼굴 봤으니 된거야...라고 생각하는데 눈물이 나...
 마지막이 아닌데 그냥 한꺼번에 밀려오는 기억만으로 눈물이 나...

 나는 너를 보는데, 지금 너와 얘기하는데
 네가 말을 하고 나는 머릿속의 너를 향해 대답을 해.

 20살 12월...이었던가...
 더없이 순수했던 시절의 눈부시던 하루하루속에 널 처음 봤었지.
 까만 헤어밴드와 까만 롱코트,
 "안녕"
 다가서는 인사.

 물론 그 때가 소중해서, 그 때의 내가 그리워서
 나는 그 때의 친구들과 보냈던 조그만 하나마저 생생하게 숨쉬고 있어서
 언제건 떠올릴 때마다 나를 멈추게 하는 걸지도 몰라.

 나의 첫 서울 친구.
 서울에서 만난 첫 동네 친구.
 
 오늘 결국 갈 수 없었지만 지난 시간을 많이도 묻어둔 오페라하우스 노래방,
 역앞 한신포차, 삼팔광땡, 캔디만화방, 포켓볼, macy's...

 오래 만난 남자친구의 친한 친구.
 였는데 스스로도 늘 그렇게 생각하는 줄 알았는데...
 지나고 나니, 연락을 못하면서부터...
 내 친구였구나...했어.

 너를 알고 9년, 언제건 좋은 친구로 남아줘서 고마워.
 변하지 않고 늘 똑같이 대해줘서 고마워.

 이제가는 군대, 쑥스럽다 생각말고 건강해라.
 오늘의 사진만큼만 웃으며 지내라.
 
 또,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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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ilverl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