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심술과 욕심이 과해지는 것 같습니다.
  함께 밥을 먹고 맛있으면 그걸로 "우리 그 때 맛있었지."로
  공감하면 되었었는데 이제는 공감 요소의 50%이상이
  충족되지 않으면 공감하지 않는 건지, 못하는 건지...참...

  A와 함께 식당을 갑니다.
  김치를 먹어보니 달콤하고 매콤쌉싸름 한 것이 짜지도 않고
  입맛에 딱 맞습니다.
  그 때 A가 저에게 "이 집 김치가 매워서 맛있지?"라고 얘기합니다.

  아...그래/응../그런가?
  이 따위로 대답합니다.
  매워서이기도 하지만 달콤도 하고 짜지 않아서 좋은 것도 있기
  때문에 매워서 좋다는 말에 확고한 공감을 표시하지 않습니다.

  어쩔 땐 굳이 나머지 두가지를 얘기합니다.
  "그렇기도 한데 사실 달고 짜지 않아서 좋기도 해"
  구태여 상대방에게 내가 김치를 맛있게 먹은 이유를 모두 알리고
  싶어합니다. 반대로 이유를 다 말할게 아니라면 맛있다는
  얘기를 하지 않는 것이 더 편합니다.

  물론 김치이야기 따위 지어낸 겁니다.
  내가 쉽게 공감을 표시하지 않는 이유는 돈이 들어서도 아니고,
 
 '맛있다'라는 느낌 만으론 나와 A가 김치를 맛본 느낌이 같지 않으며
  매콤하면서 달콤하고 짜지 않다 라는 3가지를 다 공감해주기
  바라기 때문입니다.

  내가 그러는 이유는 나 또한 상대방이 10%로 100% 공감하는 것 보다
  50%이상으로 100% 공감해주길 바라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A가 저에게 물어봅니다.
  " 영화 '노블리' 어땠어? "

  " 응. 좋았어. 개인적으로 좋아하기도 하고 매력적인 나탈리 포트만도
    나왔었고.,..."

  " 어, 나도 그랬어. 역시 너랑 나랑 영화볼 때 비슷한 게 있어."

   라고 A가 말하고 저는 말을 멈춰 버립니다.

  하지만 나는 얘기하고 싶습니다.

 
 내가 영화 '노블리'가 좋았던 이유는
 
 1) 너무 좋아 마지않는 나탈리 포트만이 주연이기도 하지만
 
 2) 월마트에서 미혼모가 애를 낳고 키운다는 설정이 신선했으며
 
 3) 영화속 가상 스토리이긴 하지만 월마트가 이 사실을 알고는
     미혼모가 낳은 아이를 '월마트 베이비'로 이슈화시켜 홍보수단
     으로 활용했다는 발상이 놀라워서였습니다.

 3가지 모두는 아니어도 최소한 2가지는 함께 공유하고 싶습니다.
 좀 더 세밀한 이야기를 함께 나누고 싶은 겁니다.
 물론 '노블리'얘기도 지어낸 얘기입니다

 욕심이 너무 과해지죠? ㅋ
 여러가지 부분에 대해 공감하는 것보다
 한가지 부분에 대해 깊이 공감하고 싶습니다.

-----------------------------------------------------------------------------


 어제 길에 서서 짜라님과 젤코라더 님과 얘기를 나누고 있는데
 도둑고양이가 한마리 지나갑니다.
 우리는 자연스럽게 애완동물 얘기로 화제가 넘어갔습니다.

 어렸을 때 저희집은 5식구에 7개를 키워 사람이 사는 집이라기 보단
 '개'가 다수인 '개판'이었습니다.ㅋ

 그래서인지 어려서부터 개를 좋아하고 모르는 개도 지나가다 보이면
 안아주곤 합니다.

 20대 중반이 넘어서면서부터 '도둑 고양이'가 눈에 거슬립니다.
 도둑 고양이는 길 잃은 강아지와 달리 낯선 사람이 먹을 것을 줘도
 잘 먹지 않고 가까이 가면 도망갑니다.
 그래서 도둑고양이에게 먹이를 줄 땐 조금 멀리 먹이를 던지고
 그 쪽을 바라보지 않습니다.
 한참 지나 그 곳을 보면 고양이가 와서 좀 더 멀리 떨어진 곳으로
 먹이를 가져가서 먹고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참 안쓰럽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해 도둑고양이만 보면 먹이를
 던져주게 됩니다.

 이렇게 자세히는 아니어도 어제 고양이의 그런 성향이 안쓰럽게
 느껴진다 말했더니 짜라님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 본인이랑 비슷한가봐요. 원래 안쓰럽다고 느끼는 어떤 부분이
 자신에게 있어서 느껴질 수 있기 때문에..."

 듣기 전엔 몰랐는데 생각해보니 그도 그런 것 같습니다.
 일반적으로 봤을 때 저는 크게 힘든 일도 없고, 인간관계에 느껴질 만큼
 문제가 있거나 주변에 사람이 없는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조금씩
'도둑 고양이'처럼 되어가는 걸까요?

 친한 친구와 지난주 사소한 오해로 며칠간 연락을 않다가 우리동네로
 친구가 와서 오해를 풀고 기분좋게 얘기를 나누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집으로 돌아와 잠자리에 들려는 때 친구에게서 문자가 옵니다.
 " 이번에도 내가 먼저 손 내밀었다..."
 음...
 사실 이번엔 내가 먼저 연락하고 싶었는데 말입니다.

 오늘은 오랜만에 봄 답게 햇빛도 좋고 따뜻한 날씨입니다.
 제 영혼에도 곧 봄이 오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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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ilverl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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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무진군 2008.04.04 09:5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 방명록에 쓰신글 보고 타고 왔습니다.
    이글..참 공감가네요. 최근 말이라는게 참 힘들다는 생각을 합니다.
    공감한다 라는 좋은 표현도 쉬운게 아니더라구요.
    .. 가끔은 적은 말이 도움이 될 때도 있고.. 화술이 참 어렵습니다.

    저도 결국 도둑고양이인가 봅니다.

    • BlogIcon silverline 2008.04.04 10:4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무진군님 반갑습니다.^^
      말이란게 해도 아쉬움이 남고 안해도 아쉬움이 남는 것 같습니다.^^ 어떨 땐 머리 속을 비춰서 보여주는 거울이 있었으면 합니다만...

  2. BlogIcon poby 2008.04.04 14:4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떠도는 고양이에게 누구나 다 똑같은 크기의 안쓰러움을 느끼는 건 아니겠죠. 공감의 크기는 잴 수도 없고, 맞출 수도 없는 것일테고...그저 공감할 수 있는 사람을 몇 만날 수만 있다면 그것만으로 행복한 일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 봄에 그런 사람들, 많이 많이 만나실 수 있게 되길.^^

    • BlogIcon silverline 2008.04.04 18:0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감사합니다.^^ poby님도 일본에서 좋은 인연 많이 만나실 수 있길 바래요. 그나저나 부럽군요. 일본에서 벚꽃 본 지 5년이 다 되가네네요...글 남겨주신 덕에 poby님 블로그에 가서 일본 흠뻑 느끼고 왔습니다.^^

  3. BlogIcon 은영 2008.04.05 08:0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떤 한 가지에 대해서 깊게 공감하기란 정말 어려운 것 같아요. 저 같은 경우는 대개 긍정해주고 맙니다. 하지만 정말로 깊게 공감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나면 우와, 신나요. 말이 통한다는 게 그런 건가 봐요.

    • BlogIcon silverline 2008.04.05 17:4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살아가면서 점점 외로워지는 탓이 아닐까 합니다. 억지라는 것을 알면서도 좀 더 깊이 이해해주고 이해받기 원하는 외로운 마음인거죠.^^ 누군가와 마음이 닿아있다는 느낌...그런 공감을 해주길 떼쓰는 어린 마음이 아닐까 싶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