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을 기록하다!/silverline생각'에 해당되는 글 48건

  1. 2009.05.28 쿨하다는 건. (2)
  2. 2009.05.18 결여. (6)
  3. 2009.03.29 밥솥을 씻다가. (8)
  4. 2009.03.22 균형 (8)
  5. 2009.03.02 제목쓰는 란이 사라졌음 좋겠다. (6)
  6. 2009.02.27 타올 (10)
  7. 2009.02.14 책을 구입할 때. (9)



 얼마전 누군가 나한테 그러더라.
 어쩜 그렇게 쿨한건지, 쿨한척 할 수 있는건지.
 
 자연스럽게 몇 번쯤인가 술마시고
 밤새워 얘기도 하고
 어느샌가 그 사람이 참 편하게 느껴진 거지.
 편하기도 하고,
 누군가와 주제를 쉴 새없이 바꿔가며 얘기해 본 것도
 너무 오랜만인 것 같고.
 '이런 사람'과 함께 있는 것.
 참 좋다. 하고 말이지.

 그러던 어느 날,
 그 사람이 내게 묻는거야.
 "지금 우린 어떤 관계일까?"
 "글쎄...그냥 흘러가는 대로 두면 안되나?
  난 그러고 있는데..."
 그러고 돌아온 대답이 쿨한건지, 쿨한척 하는건지...인거야.

 그러고 한동안 곰곰히 생각해봤어.
 역시 그가 옳은 거지.
 그 사람은 좋은 사람이고,
 그와 함께 있는 시간이 즐겁지만,
 그 사람에게 쿨할 수 있는 만큼,
 그 사람을 좋아하거나, 빠져버린 게 아니란 걸.
 
 비슷한 얘기로,
 몇 년전 친구들과 술먹다 하던 얘기가 떠오르는 거야.
 사귀던 사람과 헤어진 후,
 쿨하게 친구가 될 수 있냐는 거였지.
 형식적인 친구 말고.
 감정적으로 깔끔히 정리된,
 정말 친구 말이지.

 나는 될 수 있다 그랬어.
 어린시절 잠시 사귀던 친구랑은
 지금은 오래된 가장 친한 친구 중 한명이 되었고,
 20대 중반쯤 몇 년인가 만났던 사람과도
 가끔 연락하는,
 하지만, 언제 연락해도 어색하지 않은,
 편한 친구가 되었고.
 
 그 때 생각했던 건,
 남녀간의 친구란 건
 처음부터 감정적으로 얽히지 않은 것보다,
 만나가며 서로에 대한 이성의 감정을 모두 소모시킨 후에야
 오히려 동성친구보다 더욱 깊고 편한 친구가 될 수 있는게 아닐까.
 하고 말이지.

 근데 말이야.
 꼭 한 명이랑은 친구가 되질 못했어.
 헤어지고 7년이 지났지만,
 헤어진 후 연락 한 번 못하겠더군.
 그 사람 연락 기다리게 될 나 자신이 싫어서
 전화기부터 바꿔버렸고.
 지금 우연히 마주친다 해도,
 당황하며 도망가 버릴 것만 같아.

 요는,
 사귀던 사람이랑은 친구가 될 수 있지만,
 사랑했던 사람과는 친구가 될 수 없는 것 같아.
 사랑하는 사람에겐 쿨할 수 없는 것처럼.

 아직은,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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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생부터 지닌 결함.

 무언가 잘못된 것이 아니라

 지녀야 할 어떤 부분이 없는 것이므로

 '결여'라고 하는 편이 맞을 지도.

 

 살아가는 모든 과정이,

 말하고 행동하고 생각하고 느끼고,

 누군가를 만나고,

 교감하고,

 때로는 멀어지거나

 혹은 헤어지거나,

 

 그 모든 것들이 결여된 나의 부분과 연결되어

 살아가는 동안엔 '苦'를 면할 수 없음에 절망한다.

 

 결여되고 분열된 '나'를 짊어지고 살아가는 일이

 이젠 더이상 무리인 것은 아닐까 하면서도

 끝끝내 질퍽거리고 마는 것은

 

 아직은,

 다른 무언가 있을 지 모른다는,

 어쩌면,

 견뎌나갈 수 있는 답을 찾을 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바램이 빛이 다하지 않았기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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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주일이 조금 지난 듯한 꾸둘꾸둘 눌러붙은 밥을

 숟가락으로 박박 긁어 버린 후,

 몇 시간쯤 뜨거운 물에 불리고서

 수세미로 박박 문질러 씻었더니

 깨끗해진 밥솥으로 돌아왔다.

 

 밥솥은 이렇게도 쉬운데.






 나는 어떻게 해야 그 때로 돌아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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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과 사람사이의 대화에 있어

 균형은 무척 어렵고도 중요한 부분이다.

 

 술자리에서,

 혹은 전화통화나 메신저 채팅창에서조차

 대화의 균형은 그 관계의 모든 것이라 말해도 좋을 정도다.

 

 발가벗은 나와

 셔츠 단추 두개를 풀러헤친 상대방과의 대화는

 나의 알몸을 부끄럽게 만들고

 

 생각지 못한 타이밍, 혹은 주제라면

 나는 발가벗은 당신앞에서 두꺼운 갑옷을 껴입고

 실오라기 하나 걷어낼 수가 없는 것이다.

 

 사람과의 대화가 사무치게 그리우면서도

 그러지 못하는 대부분의 경우가

 스스로가 균형을 잘 맞추지 못함을 알기 때문이다.

 

 벗으면 벗은대로

 입으면 입은대로

 벗음을 괴로워하고

 입음을 괴로워하고.

 

 대충 그런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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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에도선 전철을 '도초마에'역에서 갈아탄다.
 늘 갈아타는 시간에 맞춰 열차가 도착하게 되있어 편리하다.
 오늘도 언제나처럼 맞은편 전철로 옮겨탔다.
 옮겨타고 늦어도 5분안엔 출발하게 되는데
 어찌된 일인지 10분이 지나도 20분이 지나도 출발하지 않는다.
 
 눈감고 졸다가,
 책을 펼쳐 들었다가,
 음악을 듣다가,
 기다리다 지쳐 내리는 사람,
 연착되는지 모른채 올라타는 사람,
 멍하니 교차하는 모습들을 지켜보다 보니 한 시간이 지났다.

 한 순간 숨이 막힐 듯 갑갑해져 뛰쳐 내리고 싶었다.
 한 번도 내려본 적 없는 동네에 내려서 뭐하겠나 싶은 마음과
 왠지 모를 오기가 생겼다.
 몇 시간이건 출발할 때까지 버티고 말겠다는 이유없는 오기.
 
 한 시간이 지나 문이 닫히고 출발하기 시작했을 때
 처음 탔을 때 열차안에 있던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고
 버티던 내 오기는 허무함에 덜커덩 덜커덩 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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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올같이 묘한 물건이 있을까.
 내 것이지만,
 칫솔과는 달리 딱히 나만 사용하는 것은 아닌.

 그럼에도 사용하다 보면
 나만의, 우리집만의 氣가 스며들어
 아무리 좋은 새 타올이라도 사서 처음 사용할 때나
 다른 사람의 집을 방문해서 타올을 사용할 때,
 공공장소에서의 타올을 사용할 땐
 순간적으로 편치 않은 기분이 되곤 하는 거다.
 
 물론 타올 뿐 아니라 여러가지가 있다.
 평소 그닥 애착을 가지지 않고 사용하는 일상용품들.
 컵이나 그릇도 마찬가지다.
 내 것에 대한 '애착'을 의식조차 못하고 살아감에도
 타인의 것을 접하게 되면 생소해지곤 하는.

 막연하고
 말로 형언하긴 힘들지만
 사람이 물건을 사용함에 따라
 사람의 氣가 실리는 것만 같은
 그런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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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지이히데타다(藤井淑禎) 교수의 책을 구입하기 위해 
 온라인으로 오프라인 북오프(중고서적 및 할인서점) 
 매장에 재고있음을 확인한 후,
 먼저 집근처 북오프로 향했다.
 동네 지점이라 그런지 한 시간 찾은 결과 없음을 확인하고
 한시간 반 전철타고 아키하바라 북오프 본점으로 갔다.
 3,4층 문예, 문고, 실용, 교양 서적을 3시간 열심히 찾은 후에야
 가까스로 '清張미스테리와 쇼와30년대' 단 한권을 찾아
 400엔에 구입했다.

 한 권이나마 발견했을 때의 기쁨은 이루말할 수 없었다.
 꼭 찾고 싶었던 책은 찾을 수 없었지만 말이다.ㅠ
 돌아오는 길에 친구의 생일 케익을 샀다.
 이것저것 열심히 고르다가 쁘띠케익모음으로 결정.
 1500엔.
 비싸지만 때론 이정도의 사치는 괜찮지 않을까. ^^

 집으로 걸어오는 길.
 왕복 차비 640엔 들여가며 400엔짜리 책을 가까스로 구입하는가 하면,
 1500엔 케익은 3분 이내 구입할 수 있는 이유는 뭘까.
 
 책을 읽는 건 좋아하지만 가지고 싶진 않다.
 오랜 자취생활로 이사다닐 때마다 많은 짐에 곤욕을 치렀기 때문이다.
 (또한, 가지고 있어봤자 다시 읽지 않는다는 것을 스스로 잘 알고 있다.)
 다 읽은 책은 왠만하면 누군가에게 줘버린다.
 그러기 위해선 정가에 사는 것보단 
 할인가격에 사는 것이 마음이 편하다.
 비싼 정가를 주고산 책은 나도 모르게 '본전심리'가 작용해
 좀 더 오래 가지고 있고 싶어지기 때문이다.

 그럼, 도서관에서 빌려보면 되지 않느냐.
 그건 또 아니다.
 지인에게서 빌려서 읽는 건 몰라도
 정해진 날짜, 몇박 며칠.
 정해진 기간 내에 읽는건 딱 질색이다.

 다들 그렇겠지만
 어떤 책은 몇 시간만에 읽히기도 하고
 어떤 책은 아껴 읽듯 야금야금 읽을 때도 있다.
 또, 어떤 책은 평생을 두고 책꽂이를 벗어나기 힘들기도 하다.
 이는 대부분 나와 책의 타이밍에 따라 달라진다.

 이렇듯 매번 다른 책과 나와의 궁합을
 일괄적으로 기간 내에 읽고자 하게되면
 기간 내에 끝까지 읽는 다는 목표의식에 사로잡혀
 읽은 후 머리속에 아무런 느낌이 남지 않는 순간들이 많았던 거다.
 
 이러한 고로,
 나는 늘 할인되는 문고본 위주로 구매하며
 양장본(쓸데없이 무겁고 비싸다고 늘 생각함)이나 할인되지 않는 책은 
 금액을 떠나,
 심히 망설이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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