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을 기록하다!/silverline 감성'에 해당되는 글 30건

  1. 2009.07.13 여름, 오늘은. (4)
  2. 2009.06.23 정글짐 (3)
  3. 2009.05.12 지금, 그리고 사랑은... (6)
  4. 2009.04.19 서른번 째 생일 (27)
  5. 2009.04.10 봄날은 간다 (4)
  6. 2009.03.19 그리움 (6)
  7. 2009.03.19 사랑 (4)



 그래도
 이만큼쯤 살다 보니까
 그 어떤 일도, 순간도
 얼마만큼의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 진다는 걸 아니까.
 순간을 견뎌낼 수 있는건
 그 믿음 한 가지.

 1년만에 만난 동생과 밥먹고
 책 두권과 둥지냉면과 직접만든 비누를
 내 손에 쥐어주고 뒤돌아서는데
 그저 갑자기 눈물이 와락 쏟아졌다.
 왜였을까...
 아직 모르겠다.

 함께 알바하던 녀석이 그만두게 되었다.
 싱숭생숭하던 머리속이 멍해졌다.
 조금 더 시간이 지나면
 지금이 정리되겠지.

 콜라쇼크(콜라사와 비슷한 신제품 녀석)를
 목구멍으로 흘려 넣으며
 박지윤노래를 듣고
 미키키요시의 '인생론노트'나 뒤적이다
 그러다 잠들면,
 어느새 내일이 와 있을테니까.

 그것 만이
 불확실한 모든 것 사이에서
 유일하게 확실한 것일지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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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마가 이어지는 가운데

 햇볕이 뜨거운 오늘같은 날에,

 찐하게 푸른 나뭇잎 사이로 새어나오는

 한 줄기 빛을 미간을 찌푸리며 쏘아보다가

 24년전 반나절을 하늘만 쳐다보던 어느 날이 생각났다.


 멍텅구리 바보였던 어린시절

 마땅한 장난감도 그닥 없었고

 뭐든 금방 싫증을 내던 때에

 학교 운동장만큼 좋은 놀이터가 없었다.

 철봉, 구름사다리, 팔방놀이, 고무줄 놀이, 신발 뺏기 등

 지치면 사루비아 꽃잎도 빨아먹고.


 어느 날은 누군가 그랬다.

 정글짐에 올라가자고.

 보기만 해도 무서웠지만, 그저 올라가는 거다.

 지는건 죽기보다 싫으니까.

 중간쯤 올라가다 길을 잃었다.

 올라가지도, 내려가지도 못한 채

 목구멍까지 차오르는 울음을 꾹 참고

 밑에서 바라만 보며 웅성거리는 친구들을 외면한 채

 그저 하늘만 바라보고 있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하늘이 빨갛게 물들기 시작하고

 운동장 스피커에선 애국가가 울려퍼지기 시작했다.

 그 당시엔 다들 애국가가 들리면 국기에 대한 경례를 했었고

 정글짐에 갇혀 애국가를 들으며 노을이란 걸 처음 보게되었다.


 애국가가 끝났을 무렵 동네 친구들은 모두 돌아가고

 걱정어린 눈빛으로 초조하게 기다리는

 언니만이 남아있었다.

 얼마 후 부모님을 데려와 안고 내려오는 것으로

 상황은 일단락됐으나,

 초등학교 입학부터 졸업까지 정글짐에 오른 일이

 단 한번도 없었으며,


 내 생애 처음으로,

 지상에서 조금쯤 떠 있는 공간에서

 하늘만 바라보던 그런 날이었다.


 나는 그 날,

 정글짐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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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른쯤 되고 보니까
 현실에 묻어가는 만큼
 진실한 사랑을 열망하게 되고
 사랑을 열망하는 만큼
 그 열망은 나를 억눌러
 사랑을 사랑이 아닌 것으로,
 혹은 그저 지나쳐 버리게만 하는 것은 아닌가 싶다.

 생각해 보면,
 사랑의 시작은 기억의 장난이고
 그저 지나보니 사랑이더라.
 혹은,
 어느 순간 사랑임을 깨닫지 않았던가.

 이제와서
 최근 몇 년을 돌아보니
 사랑에 대한 열망이
 사랑의 시작을 열망하게 했고
 좀처럼 시작부터 사랑이라고 부를 수 없는 것들은
 어떻게 시작되었건,
 언젠가는 마무리를 지어야 할 해프닝으로만 생각했던 것 같다.

 어제는 길을 걷다가
 술취해 부둥켜 안고 있는 커플들을 보면서
 별별 생각이 다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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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若い(와카이, 젊은)이란 한자와
 苦しい(쿠루시이, 괴로운, 힘든)이란 한자는 모양이 매우 닮아 있다.
 젊음은 괴로운 것이라 그런게 아니겠냐고 누군가 그랬었다.

 오늘은 몇 년만엔가 앞머리를 잘랐다.
 "기분전환이신가요?"
 미용사가 묻는다.
 아무말 없이 씨익 웃어줬다.

 젊어서 괴롭고,
 젊어서 즐거웠던 20대의 시간들이여,
 안녕

 서른번 째 생일 축하해.
 silverline.
 welcome to 30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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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날은 간다
 
 -기형도-

 햇빛은 분가루처럼 흩날리고
 쉽사리 키가 변하는 그림자들은
 한 장 熱風에 말려 둥글게 휘어지는구나
 아무 때나 손을 흔드는
 미루나무 얕은 그늘 속을 첨벙이며
 2時着 시외버스도 떠난 지 오래인데
 아까부터 서울집 툇마루에 앉은 여자
 외상값처럼 밀려드는 대낮
 신작로 위에는 흙먼지, 더러운 비닐들
 빈 들판에 꽃혀있는 저 희미한 연기들은
 어느 쓸쓸한 풀잎의 자손들일까
 밤마다 숱한 나무젓가락들은 두 쪽으로 갈라지고
 사내들은 화투패마냥 모여들어 또 그렇게
 어디론가 뿔뿔이 흩어져간다
 여자가 속옷을 헹구는 시냇가엔
 하룻밤새 없어져버린 풀꽃들
 다시 흘러들어온 것들의 人事
 흐린 알전구 아래 엉망으로 취한 군인은
 몇 해 전 누이 얼굴을 알아보지 못하고,
 여자는 자신의 생을 계산하지 못한다
 몇 번인가 아이를 지울 때 그랬듯이
 습관적으로 주르르 눈물을 흘릴 뿐
 끌어안은 무릎 사이에서
 추억은 내용물 없이 떠오르고
 小邑은 무서우리만치 고요하다, 누구일까
 세숫대야 속에 삶은 달걀처럼 잠긴 얼굴은
 봄날이 가면 그 뿐
 宿醉는 몇 장 紙錢속에서 구겨지는데
 몇 개의 언덕을 넘어야 저 흙먼지들은
 굳은 땅속으로 하나둘 섞여들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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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고싶어.
 목소리 듣고 싶었어.
 네가 정말 그리워.

 그리움의 말을 듣게되면
 언제고 스르륵 무너져 버리는 건
 
 내가 가졌던 그리움들이
 때로는 너무도 막막했고
 때로는 너무도 절실했고
 때로는 너무도 아팠었기 때문이다.

 결코 그들이 말하는 그리움의 종류나 깊이를
 짐작조차 할 수 있어서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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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을 찾아 헤메이고
 
 사랑에 빠져 헤메이고
 
 사랑의 끝을 찾아 헤메이고

 슬픔에 빠져 헤메이고. 

 사랑만큼 자기가학적인 것이 또 있을까.
 .
 .
 .
 조금 다른 얘기지만,
 그 '뜨거움, 쿨함'에서 조금만 자유로워지자.
 
 

 낙엽같은 사랑을 가슴에 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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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8) 2009.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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