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 삽입 이미지

내가 그녀를 처음 본 건,

우연히 들른 지인의 미니홈피에 올려진 이 사진 속에서였다. 

더없이 강해보이지만, 실은 한없이 연약해 보이는.

세상을 내려다 보고 있는 듯 심드렁하고 거만하나,

한편으론 우수에 젖은 깊은 슬픔이 엿보이는.

나를 쿵, 하게 만들었던 사진 속 그녀의 이름이 에바그린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건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몽상가들이란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의 영화가 개봉했을 때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1960년대말, 세계가 변화의 물결로 출렁이던 시대, 파리를 배경으로

영화공부를 위해 프랑스로 유학온 미국대학생 매튜가

자유롭고 신비스런 쌍둥이 남매, 테오와 이사벨을 만나 겪는 사랑과 혼란

방황을 꿈꾸듯 아름답게 그린 이 청춘영화에 대한,

나와 내 친구들의 의견은

심각한 혁명사상을 그저 개인적 욕망의 충족이나, 가벼운 유희따위에 대입하다니

감독이 너무 무책임하다,

아니, 실은 이 시대 어린 혁명가들중 사상적 확립이 뚜렷한 사람이 몇 명이나 되었겠는가.

대부분이 시대적 기류나 당위에 휩쓸려, 옳아서가 아니라 해야해서 했을 뿐이다.

충분히 아름답고 신선하다. 그걸로 충분하다. 

등으로 팽팽히 갈렸지만, 적어도 에바그린의 터질 듯 뇌쇄적인 절대미에 대해서는 단 하나의 이견도 없었던 듯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완벽한 굴곡의 몸매,

색기 가득한 당돌하고 천연덕스런 표정, 로맨틱한 미소,

때로는 당장 안아주고 싶을 만큼 쓸쓸해 보이기도, 또 때로는 말도 붙일 수 없을 정도로 싸늘해 보이기도,

마냥 순수한 아이 같기도, 세상 남자들을 다 홀려 버릴듯한 팜므파탈 같기도 한

이 사랑스런 여배우는 영화 속 고저스한 패션과 함께

우리 모두를 ‘청춘’이라는 이름으로 단번에 사로 잡아 버렸다.

 

그 후, 리들리 스콧 감독의 킹덤오브헤븐에서는

올랜도 블룸과 격정적이고 운명적인 사랑을 나누는

아름답고 신비로운 공주 시리아 역을 맡아, 

사랑을 갈구하는 강하지만 무너지기 쉬운 여성을 격정적으로 표현해냈고.

사용자 삽입 이미지


007 시리즈중 근래에 드물게 완성도가 높았던

카지노로얄에서는 본드에게 비극적 첫사랑의 기억을 안겨주는

베스퍼 역할을 맡아, 자신의 고혹적인 매력을 유감없이 발휘해 냈지만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하나같이 나이에 비해 성숙하고 진지한 역에, 

엄청난 물량이 투입된 영웅담 속, 남자배우가 메인인 스토리라인이었기 때문에,

그녀의 이름을 대중에게 각인시키기에는 충분했을지언정

그녀 특유의 나비같은 매력을 부각시키기에는 부족함이 있지 않았나 싶다.

(그녀의 외모나 행보는 가끔 내게 모니카벨루치를 연상케 한다)

 

그런 그녀가 이번엔 반지의 제왕팀이 들고 나온, 황금나침반에 출연한다고 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황금나침반은,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진실을 말해주는 황금나침반을 두고,

또다른 세계로 가는 문을 열기 위해 벌어지는 ‘천상과 지상의 스펙터클한 전쟁’을 그리는 판타지블록버스터로, 눈 앞에 펼쳐지는 시공을 초월한 듯한 환상적인 공간, 황금나침반의 비밀을 둘러싸고 펼쳐지는 거대한 음모, 살아있는 모든 존재를 위협하는 예언 속의 전쟁 등이 긴장감 넘치는 스토리, 거대한 스케일과 초호화캐스팅이 조화롭게 그려져 이제껏 볼 수 없었던 최고의 영상을 선사할 예정이라고 하며,

에바그린은 이 영화속에서 예언 속 전쟁을 막기 위해

험난한 여정을 떠나는 라라을 돕는 헥터족의 여왕 세라피나 펙캘라역을 맡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물론 이번에도 내가 그리는 그녀만의 자유롭고 사랑스런 모습을 만끽할 수는 없겠지만

다분히 악녀 이미지로 굳혀져 가는 그녀에게는 새로운 도전이 될 듯 하고,

이 영화로 할리우드에 안착하는 계기가 되길 진심으로 바라고 기대한다.

 

판타지소설에 영 관심이 없던 나조차도, 원작을 찾아보자마자 그 장대한 스케일에

정신없이 빨려 들어가버린 황금나침반은 12 19일 개봉한다.

'영화보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색. 계.  (5) 2007.12.03
Nana  (3) 2007.11.27
에바그린 황금나침반에 출연  (1) 2007.11.21
세븐데이즈  (1) 2007.11.12
카모메식당  (1) 2007.11.08
오다기리조의 도쿄타워  (0) 2007.11.08
Posted by silverline